"기억은 일종의 약국이나 실험실과 유사하다. 아무렇게나 내민 손에 어떤 때는 진정제가, 때론 독약이 잡히기도 한다." 프랑스의 소설가인 마르셀 프루스트의 말로 시작되는 영화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은 기억과 관련된 영화다. 어릴 적 충격으로 말을 잃은 주인공(폴)은 우연한 기회로 프루스트의 비밀정원을 알게 되고, 그 곳에서 자신만이 간직하고 있던 기억의 단편을 다시 한번 경험하게 된다. 영화는 독특한 소재만큼이나 신비로운 분위기, 좋은 영상미 그리고 좋은 음악들을 우리에게 선사해준다. 감독의 전작이 애니메이션 영화였던 덕분인지 아니면 프랑스 영화만이 가지고 있는 특성인지는 모르겠지만, 색감이 정말 좋은 영화다. 그리고 그 색감과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노래들이 끊임없이 나오는 아주 기분 좋은 영화다.
우리는 누구나 기억을 가지고 있다. 좋은 기억, 나쁜 기억 그리고 언젠가부터 잊고 지냈던 기억들까지 수 많은 기억들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 기억들이 모여 지금의 나를 만든다. 하지만 우리의 기억은 온전하지 못한 편이다. 100% 장담할 수 있는 기억은 아마 하나도 없을 것이다. 우리의 기억들은 항상 조각나있고 우리는 전체를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그 조각들을 기억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모두는 기억이 온전하지않다는 것도 기억은 항상 미화 혹은 왜곡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는 항상 그 기억 속서 상처받고 아파한다. 영화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은 기억에 상처받은 우리들에게 위로를 해주는 영화다. 폴의 기억이 A면과 B면이 달랐던 것처럼 우리들이 가지고 있는 기억의 단면 반대편에는 우리가 잃어버린 행복한 기억들이 있을지도 모른다 라는 이야기를 해준다. 당신이 기억하고 있는 나쁜 기억이 어쩌면 꽤나 멋진 기억일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를 영화는 영화만의 매력으로 우리에게 보여준다.
기억이란 것은 참 신기하다. 한 동안 잊고 지내다가도 어느 순간 다시 떠오를 때가 있다. 음악을 들었을 때라든지 어떤 향기를 맡았을 때 혹은 어떤 상황에 마주했을 때 잊고 있던 기억이 갑자기 나는 경우가 있다. 그 기억이 좋은 기억이면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지지만 나쁜 기억이면 괜히 기분도 나빠지는 참 신기한 경험을 한다. 그만큼 기억은 우리에게 있어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기억할 거리가 있다는 것은 상당히 좋은 일이다. 나도 가끔 기분이 우울할 때는 재밌었던 일을 기억해보곤 한다. 그리고 그 기억은 어느 순간 나의 추억이 되는 것 같다. 물론 좋은 기억만큼이나 나쁜 기억들이 많지만 그 나쁜 기억들을 행복의 홍수 아래 가라앉게하기 위해 수도꼭지를 트는 것은 나라는 걸 항상 잊지않으려고 노력한다.
아름다운 영화. 영화를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아름답다 라는 말이 잘 어울린다. 영화의 내용뿐만 아니라 색감을 보고, 음악을 듣고 있으면 저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판타지같으면서도 판타지같지않은 프랑스영화같으면서도 프랑스영화같지 않은 느낌의 영화다. 잔잔하고 소소한 감동을 느끼고 싶다면 추천해주고 싶은 영화. 빗소리와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영화. 보고나면 그 정원에서 마들렌과 허브차를 마시고 싶어지는 영화. 지금 당장 힐링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꼭 추천해주고 싶은 영화다. 미소를 지으면서 보고나면 나도 모르게 기분이 좋아지고 따뜻해진다. 내용에 공감하지 못하더라도 영상미와 음악만으로도 치유가 되는 그런 영화. 지금 지친 어른들을 위한 동화같은 영화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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